"안 웃기다"…31cm 관물대에 후임병 가둔 해병대 선임 결국

입력 2022-06-04 20:44   수정 2022-06-04 22:43


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(코로나19) 격리 기간 군대 후임병을 지속적으로 괴롭히고 폭행한 선임병이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.

춘천지법 형사2단독(박진영 부장판사)은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(공동강요), 특수폭행, 강요 혐의로 기소된 A씨(22)에게 징역 4개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했다고 4일 밝혔다.

해병대 모 부대 병장으로 복무한 A씨는 같은 부대 소속 병장 C씨, 상병 C씨, 피해자인 일병 D(22)·E씨(19)와 지난해 3월4일부터 15일까지 코로나19 예방적 격리를 위해 임시생활반에서 지냈다.

A씨 등 선임병들은 매일 소등(오후 10시) 이후 심심하다는 이유로 D·E씨에게 하루에 1~2시간 동안 아이돌 춤추기, 여자 연예인이랑 모텔 다니는 상황극, 성대모사, 삼행시, 자고 싶은 감정을 몸으로 표현하기 등의 장기자랑을 시켰다.

이들은 후임병들의 장기자랑이 불만족스러울 경우 "준비 안 하냐. 하루 종일 휴대전화 쳐 보면서 선임도 못 웃기냐", "선임에 대한 예의가 없다", "했던 것 또 하냐", "그게 웃기려고 한 행동이냐" 등의 폭언을 하거나 기합을 준 혐의를 받는다.

A씨는 또 같은 해 3월9일 E씨가 자신의 이름으로 삼행시를 했지만 웃기지 않았다는 이유로 폭 31㎝의 철제 관물함에 E씨를 3분간 가두기도 했다.

D씨에게는 물구나무를 시킨 뒤 다리를 내린 뒤 D씨에게 벽을 바라보게 하고, 5분간 "내가 왜 그랬지"라고 소리 내 말하도록 했다.

재판부는 "피고인은 군대라는 특수한 공간에서 자신이 피해자들보다 선임병이라는 우월한 지위를 이용해 의무 없는 일을 강요하고, 피해자 중 한 명을 폭행했다"며 "피해자들이 느꼈을 육체적·정신적 고통, 수치심·모멸감 또한 가볍지 않았을 것으로 보인다"고 지적했다.

다만 "피고인이 반성하는 모습을 보였고, 피해자들과 원만히 합의한 점을 고려해 판결했다"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.

이보배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@hankyung.com
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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